1. 법은 흥미롭다. 사회에서 일반적으로 ‘죄’, ‘잘못’ 이라고 인정하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알려준다. 죄에 대한 관념을 공부한다는 것은, 상대성에 대한 두려움을 조금 벗어날 수 있게 해준다. 그러나 결국 100% 옳은 것이란 없고, 일반의지는 희미한 단어다.
2. 맷 데이먼은 멋진 배우. “굿 윌 헌팅”의 각본도 그가 썼다고 한다. 하버드 영문과에 입학할 정도의 수재기도 하다. 표정은 다양하지 않지만, 눈 위의 주름이 멋지다. 긴장한 눈빛도. 밴 에플렉과 에드워드 노튼이 같은 선상의 배우일 것이다.
그것은 참 이상한 일이다. 한 인간이 누군가로부터 가장 사랑받고 있는 순간, 그것을 증명하려 든다는 것은. 아마도 그는 자신의 존재를 그것도 존재 안의 가장 깊은 무언가를 증명하려고 하는 것일게다. 어쩌면 추악하거나 비참할지도 모를 자신을. 이 마지막 시도는 인간을 불행하게 만들기도 하지만, 한 인간으로서 평범함을 넘어서 그 자신을 고상하게 하는 작업일지도 모른다. 그래서 무시할 수 없다. 그 시도를. 타인의 눈 앞에서 펼쳐지는 인간의 탄생을.
그녀가 떠나갈 날, 술을 적당히 마실 수 있다면,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 생각을 마치고, 집에 돌아오자 마자, 진을 한잔 샷으로 들이키고 담배 한대 피우고 나면, 슬프고 아름..다운 시 하나 쓸 수 있을 것만 같다. 기대할 수 있을 것 같아.
나이먹고 배운게 ‘겁’밖에 없다고 생각하면 울화통이 터지려고 한다.
그 ‘겁’이 사랑하는 사람들 때문에 생겼다고 생각하면 더 화가 난다.
상실에 대한 두려움을 떨쳐버리지 못하는 것이 화가 난다.
딱히 슬픈 일이랄건 없는데
왜이리 우울하지.
오는길 내내 혼자 울었다. 연희동 조용한 동네에서.
정말 미안한 일이지만, 어쩔 수 없을 것 같다.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내 스스로의 한계만을 인식하게 된다.
한계를 계속해서 인식해가는 성장도 과연 괜찮은 것일까?
매력있는 후배와의 만남은 지난 날들을 묘하게 생각나게 한다. 마음이 간지르르-한 느낌. 지나간 인연들이 머리속을 한바퀴 흘러가고, 이런 날 이런 새벽에는 잠들고 싶지가 않다. 묘하게 갑자기, 슬픈 영화 속 슬픈 음악들이 생각난다. 우스운 일이지만.. 이제 나이도 꽤나 먹었고, 이런 청승은 부리지 않아야 하는데. 하지만 별 수 없다. 이게 내 모습인걸.
오늘의 BGM은 유재하의 음악이다.
아무런 욕망이 없는 요즘. 도대체 무엇이 뭐 어떻게 된 것일까? 나는 주어진 일에는 열심이지만, 새로운 것들을 찾을 필요도, 희망도 가지고 있지 않다. 바보같은 모습들. 꿈없는 젊음. 재미없고, 바보같고 그렇다. 이런 일기를 글이라며 쓰고있는 내 모습도 우습다.
여름이 왔다. 땀이 흐르는 계절이 왔다. 여름의 하늘은 봄이나 가을의 화창한 날과 다름없이 빛나지만, 예쁘게 느껴지지 않는다. 더위. 사람을 무력하게 하는 이 더위.
시험기간이다. 이번학기는 철학 수업이 하나도 없다. 정외과 전공 과목은 모두 비교정치 과목들이고, 경영 전공 과목은 모두 회계 과목들이다. 생각할 겨를이 없다. 전공에서는 현실을 날카롭게 보는 법을 배우고, 경영 과목에서는 Cost 대비 Benefit을 배운다. 그런 나날.
사람 사귀는게 힘들다는 얘기를 몇번이고 나눴다. 이것이 사람들의 방어본능 때문인 것인지, 아니면 인연이라는 단어가 무거운 것인지 알 수 없다. 상처를 주고받으며 쌓는 것이 추억이건만, 어린 나이에도 추억을 쌓을 바에야 상처를 두려워해 피하는 모습들이 안타깝다. 나도 안타깝다.
치열하게 살아본지 오래되어, 좀 더 근면해지고 싶건만, 가끔씩 떠오르는 멍-한 생각들에 붙잡힐 때가 있다. 머리 속에는 작은 생각들만 맴돈다.
오늘은 시가 참 좋았다.
심보선. 슬픔이 없는 십오 초.
아득한 고층 아파트 위
태양이 가슴을 쥐어뜯으며
낮달 옆에서 어찌할 바를 모른다
치욕에 관한 한 세상은 멸망한 지 오래다
가끔 슬픔 없이 십오 초 정도가 지난다
가능한 모든 변명들을 대면서
길들이 사방에서 휘고 있다
그림자 거뭇한 길가에 쌓이는 침묵
거기서 초 단위로 조용히 늙고 싶다
늙어가는 모든 존재는 비가 샌다
비가 새는 모든 늙은 존재들이
새 지붕을 얹듯 사랑을 꿈꾼다
누구나 잘 안다 이렇게 된 것은
이렇게 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태양이 온 힘을 다해 빛을 쥐어짜내는 오후
과거가 뒷걸음질 치다 아파트 난간 아래로
떨어진다 미래도 곧이어 그 뒤를 따른다
현재는 다만 꽃의 나날 꽃의 나날은
꽃이 피고 지는 시간이어서 슬프다
고양이가 꽃잎을 냠냠 뜯어먹고 있다
여자가 카모밀 차를 홀짝거리고 있다
고요하고 평화로운 듯도 하다
나는 길 가운데 우두커니 서 있다
남자가 울면서 자전거를 타고 지나간다
궁극적으로 넘어질 운명의 인간이다
현기증이 만발하는 머릿속 꿈 동산
이제 막 슬픔 없이 십오 초 정도가 지났다
어디로든 발걸음을 옮겨야 하겠으나
어디로든 끝간에는 사라지는 길이다
끊임없이 꿈꿨지만, 욕망은 환상일 뿐이었는지, 이루어지지 않았다. 우리의 관계는 부끄러웠던 것일까? 우리는 서로를 속이고 있었던 것일까? 모두들 부끄럼 없는체, 아무렇지도 않게 그것들을 받아들이고, 받아들이는 체 하는거 아닐까?
삶에 익숙해질수록 상처는 저 멀리 희미해지는 듯, 그러나 상처는 사라지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어. 이제는 멀어진 인연들 속에서, 나는 자신의 치부를 감추고자 -그러나 자신을 그렇게 말하고 싶음에도 불구하고- 수많은 거짓말을 또 변명을. 자신에게 그리고 그저 지나치는 이에게 심지어 사랑하는 사람들에게도. 서로는 그렇게 멀어져간다. 도대체 믿기지 않을 정도로.
아무 말도 건네지 않는 것이 정답이었을까. 어떤 말들도 서로에게 진심을 전하는 방법이 되지 못한다면.. 하지만 침묵도 답이 아닌 것을 우린 모두 알고 있잖아.
우리는 서로를 속이지 않을 단 한 가지 단어를 생각해낸다. 다시 이 굴곡의 생을 시작할 수 있을 가능성을, 하지만 그 소망이 누구에게 이루어졌던가? 소설 속에 있는 이야기가 아니었던가? 정말 우리의 이야기일까?
오늘, 태양이 온 힘을 다해 빛을 쥐어짜내고 있었다. 우리도 오늘, 생을 쥐어짜내고 있었다. 성숙은 아픈 과거를 잊어내고 반복하지 않는 것, 성숙은 불가능한 미래를 꿈꾸지 않는 것, 아 모든 것은 조금씩 떨어지고 있다. 우리는 이렇게 살아가고 있기 때문에 슬프다. 희망이 있기 때문에 더 안타깝다.
오늘도 나는 작은 이야기들에 웃고 즐거워했다. 하지만 혼자된 한 순간, 우리는 전후를 볼 수 없는 정적에 휩싸인다. 아무리 웃어보려고 해도, 웃을 수 없는 순간이 있다.
이제 막 슬픔의 십오 초가 지났다. 어디로든 발걸음을 옮겨야 하겠지, 어디로든 끝간에는 사라지는 길이라도.
치유되지 않고 덮어둔 상처는 곯기 마련이다. 아픈 밤.
정신과 의사가 유명 인물들을 탐구하는 형식으로 써낸 글.
이수성과 강준만을 비교하여 분석하고 있는데, 재미있다.
http://shindonga.donga.com/docs/magazine/shin/2006/08/17/200608170500016/200608170500016_1.html